기신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, 나는 그것을 이겨내야 하는 무엇으로만 받아들였다.사주에서 말하는 ‘기신(忌神)’은 나에게 해가 되는 기운이니,그것이 들어오는 운에서는 분투하고, 벗어나야 한다고 믿었다.하지만 살아보니 그렇지 않았다.기신은 단지 외부의 기운이 아니라,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자극하고 끌어올리는 작용이었다.그리고 그 자극이란 건, 피하거나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.기신 대운을 보내는 동안 나는 많은 것을 잃었다.사람도, 돈도, 마음도.이유 없이 꼬이는 시기였고, 한 가지가 무너지면 줄줄이 무너졌다.그럴수록 더 애썼고, 애쓴 만큼 부서졌다.무언가를 바꾸려 할수록, 바꾸지 못하는 현실에 분노하고 좌절했다.그런데 어느 날 문득, 생각이 바뀌었다.‘이걸 꼭 이겨야만 하는 걸까?’나는 사주 속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