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미두수에서 부모궁은 말 그대로 '부모'를 뜻하는 공간이 아니다.
그곳은 어린 시절 내가 받았던 사랑의 방식,
그리고 그 사랑을 어떻게 기억하고 왜곡하고 간직했는지를 드러낸다.
어릴 때 나는 분명히 사랑을 받았다고 믿는다.
엄마는 늘 나를 챙겼고, 아버지는 무뚝뚝하지만 존재 자체로 나를 지탱했다.
하지만 자미두수의 부모궁은 내게 이렇게 묻는다.
"너는 그 사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니?"
나는 대답할 수 없다.
그저, 내가 어른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된 몇 가지 감정들이 있다.
늘 인정받고 싶었고, 실수하면 버려질까 봐 불안했고,
좋은 아이로 남아야만 사랑받는다고 믿었다.
자미두수 원국에서 내 부모궁에는
화성이 들어와 있었다.
화성은 '끊어짐'의 별이다.
사랑이 있었지만, 그 사랑이 곧바로 나에게 도달하지는 않았다.
말보다 침묵이 먼저였고, 칭찬보다 기준이 먼저였던 어린 시절.
그래서 나는 늘 감정을 숨겼다.
그게 부모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.
하지만 자미두수는 이렇게 말한다.
‘너는 그런 방식으로 사랑을 배웠고, 그 상처를 아직 품고 있다.’
부모궁은 단지 부모에 대한 해석이 아니라,
**‘내가 사랑을 어떻게 기대하고, 어떻게 실망하는지를 알려주는 궁’**이다.
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할 때, 나는 과하게 조심스러워진다.
혼자 해석하고, 혼자 상처받고,
상대의 침묵을 '거절'로 느끼는 습관이 있다.
그 모든 패턴은 부모궁에서 시작되었다.
그리고 그건 지금도 내 인간관계의 뿌리처럼 남아 있다.
때로는 생각한다.
내 부모궁에 유성(右弼)이나 문곡, 천기가 있었다면,
좀 더 부드럽고 따뜻한 방식으로 세상을 받아들였을까.
내가 조금은 덜 단단하고, 덜 의심 많은 사람이 되었을까.
하지만 별은 바뀌지 않는다.
결국 바뀌는 건 ‘해석하는 나’다.
자미두수는 말한다.
원국은 당신을 설명하지만, 고정하지는 않는다.
나는 아직도 사랑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다.
하지만 적어도 이 구조를 안다는 것만으로,
조금은 덜 외로워질 수 있다고 믿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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